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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스포티지는 글로벌 누적 판매 700만 대를 넘긴 기아의 단일 차종 최다 판매 모델입니다. 이번 페이스리프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기존 DCT에서 토크 컨버터 변속기로의 교체였는데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많은 분들이 DCT가 더 진보된 기술이라고 생각하시는데, 실제 일상 주행에서의 체감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기아, 어떻게 여기까지 왔나 — 브랜드 변화
해외에서 기아를 바라보는 시선이 완전히 달라진 건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 제가 해외 자동차 커뮤니티를 들여다보면서 느낀 건데, 예전 기아차를 경험한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불호 반응이 남아 있었습니다. 초기 해외 진출 당시 기술 완성도가 낮았고, 물론 지금은 로고를 변경하였지만 당시 기아 로고는 어딘가 모르게 엉성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기아는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인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차례 수상했으며, 미국 시장에서도 브랜드 가치를 확실히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스포티지가 있습니다. 스포티지는 봉고 다음으로 기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모델입니다. 제가 기억하기론 스포티지R 시절 해외에서 호평을 받았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그게 단순히 가성비 때문만은 아니었을 겁니다. 오랜 기간 쌓인 내구성과 신뢰도가 전제되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700만 대 이상을 팔았다는 숫자는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신뢰의 척도라고 생각합니다.

DCT를 버린 이유 — 토크 컨버터의 체감
이번 페이스리프트의 핵심 변경 사항은 변속기 교체입니다. 기존 모델에 탑재됐던 DCT(Dual Clutch Transmission), 즉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걷어내고 토크 컨버터 방식의 자동변속기를 넣었습니다. 여기서 DCT란 두 개의 클러치가 번갈아 작동해 변속 속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연비와 반응성이 뛰어나지만 저속에서 클러치 접촉이 매끄럽지 않아 울컥거리는 현상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반면 토크 컨버터 방식은 유체를 이용해 동력을 전달하기 때문에 저속 발진이 훨씬 부드럽습니다.
DCT가 더 첨단 기술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현대·기아차의 DCT는 특히 저속 크리핑 구간에서 저항감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출발 직전 차가 버티듯 뭉그적거리는 그 느낌은 SUV처럼 일상적으로 타는 차에선 꽤 거슬리는 부분이었습니다. 이번 토크 컨버터로의 전환 이후 그 저항감이 사라진 것은 일상 주행 만족도 측면에서 명확한 개선이라고 봅니다.
달리고 서는 느낌 — 실제 주행성능과 아쉬움
핸들링은 국산 SUV 중에서는 상당히 날카로운 편입니다. 저속에서도 조향 반응이 민첩하고, 리어 서스펜션이 프론트 움직임을 잘 따라오는 안정적인 세팅입니다. 제가 직접 타봤을 때, 마치 유럽산 SUV를 모는 듯한 인상이 있었습니다. 특히 코너를 돌아나올 때 차체가 흔들리지 않고 딱 붙어가는 느낌은 현대·기아 라인업 중에서 스포티지가 가장 잘 살린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서스펜션, 즉 차체의 충격을 흡수하는 현가 장치는 일상 사용 기준으로 살짝 하드한 편입니다. 노면이 거친 구간에서는 충격이 그대로 전달됩니다. 그래서 저는 승차감을 중요하게 생각하신다면 19인치보다는 17인치 휠을 선택하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연속 요철 구간에서도 진동량이 약간 남아 있습니다. 저는 스포티지의 이 단단한 세팅이 오히려 운전의 재미를 살려준다고 봅니다. 운전을 즐기시는 오너드리븐 성향의 차주시라면 이 정도 느낌은 즐길만할 것입니다.
기어 변속 방식은 다이얼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서 저는 조금 불편했습니다. 빠르게 판단해야 하는 상황에서 다이얼을 돌려 조작한다는 건 일반적인 레버 방식보다 오작동 가능성이 높다고 느꼈습니다. 현대차와 차별화하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현대의 칼럼식 기어와 비교했을 때 직관성이 떨어져 아쉬웠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DCT가 더 좋은 기술 아닌가요? 왜 토크 컨버터로 바꾼 건가요?
A. DCT가 변속 속도와 연비 측면에서 유리한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현대·기아의 DCT는 저속 주행 시 클러치 접촉이 매끄럽지 않아 승차감을 해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일상 주행 비중이 높은 SUV의 특성을 고려하면, 저속 승차감을 살린 토크 컨버터 선택이 오히려 현실적인 개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Q. 스포티지 승차감이 단단하다는데, 장거리 운전에 불편하지 않나요?
A. 서스펜션 세팅이 유럽산 SUV처럼 다소 하드한 편이라 장거리에서 피로감을 느끼는 분들도 있습니다. 특히 19인치 휠 트림에서 노면 충격 전달이 더 민감합니다. 타이어를 승차감 중심으로 교체하면 체감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고, 저는 이 단단함 자체가 운전의 재미라고 보는 쪽입니다.
결론
2025 기아 스포티지 페이스리프트는 쌓아온 역사와 신뢰도 위에, 가장 현실적인 개선을 얹은 차입니다. DCT에서 토크 컨버터로의 변속기 교체는 수치로는 설명이 안 되는 체감의 차이를 만들어냈고, 이것만으로도 이번 세대가 이전보다 훨씬 일상친화적인 자동차로 거듭났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인에서도 기아가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됩니다. 다이얼 기어와 하드한 서스펜션에 대한 호불호는 분명히 있지만 크게 거슬리는 단점은 아니라고 봅니다. 스포티지는 헤리티지가 깊은 모델인 만큼 성숙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스포티지 구매를 고려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