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3시리즈 명차일까?
자동차를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기본기가 탄탄하고 야무지게 잘 만든 차들을 보면 심장이 뜁니다. 수많은 자동차 매니아들이 입을 모아 언급하는 '가장 잘 만든 명차' 리스트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단골 손님이 바로 BMW 3시리즈인데요. 사실 한국 시장에서 BMW라는 브랜드는 기아 K5와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습니다. 무슨 뜻이냐면, 도로에서 흔히 말하는 '좀 노는 애들이 타는 차'라는 인식이 강하다는 거죠. 칼치기를 하거나 속도를 무지막지하게 내며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라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곤 하니까요.
하지만 색안경을 벗고 보면 이만한 명차가 또 없습니다. 제가 처음에 BMW 삼 시리즈가 나왔을 때 저 시그니처 키드니 그릴을 보고 정말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솔직히 첫인상은 콧구멍이나 돼지코 모양 같아서 "디자인 왜 저러지? 좀 구린데..."라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보면 볼수록 볼매였습니다. 그 특유의 묵직한 매력과 BMW만의 독자적인 아이덴티티가 진하게 느껴지면서 나중에는 너무 매력적으로 다가오더라고요. 아마 BMW는 이 키드니 그릴을 한 세기가 넘도록 포기하지 않고 가져갈 것 같습니다. 옛날에 공도에서 쏘렌토 앞대가리 그릴을 강제로 BMW 키드니 그릴로 성형 교체한 차를 본 적이 있는데, 진짜 배를 잡고 웃으면서도 사람들이 얼마나 BMW라는 브랜드에 환장하는지 제대로 실감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렸을 때 동네 친구 부모님이 BMW 오너였는데, 그 어린 마음에도 차 문이 열릴 때마다 어찌나 부러웠는지 모릅니다.

BMW 3시리즈 파워트레인별 특징: 가솔린, 디젤, 그리고 M340i
이 매력 넘치는 삼 시리즈의 라인업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가솔린과 디젤로 깔끔하게 나뉩니다. 일단 가솔린 모델은 앞뒤 무게 배분과 밸런스가 좋기로 워낙 유명해서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핵심 트림입니다. 만약 여기서 달리기 성능을 극대화하고 싶다면 M340i 프로 모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실질적인 끝판왕 서브 고성능 모델인데, 괴물 같은 성능을 자랑하는 진짜 M 시리즈(M3)의 가격이나 유지가 다소 부담스러운 분들에게 아주 훌륭한 현실적 대안이 되어줍니다. 반대로 가성비와 효율을 극대화한 디젤 모델은 연비가 깡패 수준이라 장거리 주행이 많고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시는 분들께 굉장히 치명적인 매력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습니다.
50대 50 무게 분배가 주는 칼 같은 코너링과 단단한 하체
3시리즈가 전 세계 스포츠 세단의 교과서로 추앙받는 핵심 이유는 바로 철저한 50대 50 무게 분배에 있습니다. 이 완벽한 비율 덕분에 굽이진 와인딩 코스나 코너를 돌 때, 차체가 바닥에 자석처럼 쫙 붙어서 돌아나가는 듯한 기막힌 안정감과 손맛을 줍니다. 동급 경쟁자인 독삼사 아우디 A4나 벤츠 C클래스와 비교해 봐도, 운전의 재미라는 측면에서는 압도적으로 3시리즈의 압승입니다. 다만 하체 세팅이 대놓고 단단한 편이라 고속 안정성과 롤링을 잡아주는 데는 최고지만, 물침대같이 편안하고 말랑한 승차감을 선호하시는 분들에게는 노면 충격이 고스란히 척추로 들어와 다소 불편하고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시원하게 넓어진 대화면 디스플레이와 안전 운전의 상관관계
실내로 들어오면 이번에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센터페시아의 변화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무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시원하게 이어진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적용되었는데, 덕분에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제대로 풍깁니다. 저 같은 경우는 센터페시아에 이렇게 큼직한 모니터가 박혀있는 것을 굉장히 선호하는 입장입니다. 디스플레이 화면은 크면 클수록 안전 운전에 무조건 유리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작은 화면으로 깨작거리며 볼 때와 큼직한 통화면으로 볼 때의 시각적 차이는 확연합니다. 화면이 크면 주행 중에 고개를 돌릴 필요도 없이 살짝만 눈을 옆으로 흘겨도 내비게이션 길 찾기 화면이 한눈에 쏙 들어오지만, 화면이 작으면 맵을 보려고 더 큰 시각적 노력과 시간을 기울여야 해서 전방 주시 태만이 생기기 쉽기 때문입니다.
숨길 수 없는 공간의 한계와 시트 포지션의 명과 암
물론 3시리즈가 완벽한 차는 아닙니다. 태생이 중소형차 세그먼트에 속하다 보니, 이전 세대들보다 휠베이스를 꾸역꾸역 넓혔다고는 해도 패밀리카로 굴리기에는 여전히 뒷좌석 공간이 넉넉하지 못하다는 단점이 발목을 잡습니다. 덩치 큰 성인이 2열 뒷자리에 타면 장거리 이동 시 다소 답답하고 무릎이 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시트 포지션이 레이싱카처럼 바닥에 아주 낮게 쿵 하고 붙어 있는 편이라 달릴 때의 안정감은 끝내주지만, 반대로 차를 타고 내릴 때 허리를 깊숙이 숙여야 해서 허리가 안 좋으신 분들에겐 다소 무리가 갈 수 있습니다. 만약 패밀리 용도의 안락하고 정숙한 세단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면 체급을 올려 BMW 5시리즈로 가거나, 고급스러운 서스펜션을 바탕으로 부드러운 승차감을 주는 벤츠 C클래스가 훨씬 나은 정답지입니다. 3시리즈는 얌전한 세단이라기보단 뼈 속 깊이 스포츠카의 DNA가 흐르는 녀석이니까요. 결국 운전자의 성격과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선택이 갈리는 영역입니다.
내가 3시리즈 투어링 모델을 눈여겨보는 이유와 총평
앞서 장황하게 설명했듯이, 만약 저에게 당장 이 차를 구매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저는 고민 없이 실용성과 트렁크 공간을 극대화한 320i 나 320d 같은 '투어링(Touring)' 왜건 모델을 살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도로에서 굳이 칼치기를 하거나 목숨 걸고 속도를 내는 폭주 레이싱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삼 시리즈 고유의 짱짱한 하체와 핸들링은 챙기면서, 왜건의 넉넉한 짐 공간까지 확보하는 게 훨씬 이득이죠. 게다가 저는 자동차를 유지하는 데 있어서 매달 통장에서 깨지는 기름값을 엄청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하이브리드나 전기차를 타지 않는 이상, 내연기관 차를 타면서 길바닥에 기름값을 무의미하게 뿌리고 싶은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거든요. 그래서 전반적으로 연비 효율이 좋으면서 기본기가 탄탄한 차량을 고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희 아버지도 저처럼 연비 좋은 차량을 무척 선호하시는데, 기름 냄새만 맡아도 잘 달리면서 주행 퍼포먼스까지 완벽하게 뽑아내는 차는 정말 BMW 3시리즈가 유일무이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상으로 차쟁이 관점에서 풀어본 BMW 3시리즈 솔직 포스팅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